Arkham Horror 플레이 후기
작년에 AH에서 내놓은 아캄 호러 리메이크 판을 주말에 플레이 해볼 수 있었다. p 아저씨, a 아저씨, 까마구 옹, 그 동거인, z 군, j 군, 나, 이렇게 7명.

일단 첫인상을 말하자면, 내용물이 굉장히 rich 하다는 것이다. 수많은 컴포넌트들과 거대한 게임판이 사람을 질리게 만들다. 사진을 찍어놓은 것이 없으니 이 링크를 참조하시길......
주위에 깔려있는 수많은 카드와 칩들은 그렇다 치고, 게임판의 풍부한 일러스트와 수많은 텍스트만 봐도 눈 돌아간다. 사진으로 보면 진짜 복잡하고 난잡한데, 그나마 실제로 깔아놓고 보면 좀 낫다. 게임판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게임판, 카드, 컴포넌트 등의 비주얼적인 요소는 아주 만족스럽다. Call of Cthulhu의 분위기를 잘 살린 것 같아서 좋다.

게임이 원래 CoC RPG를 출판하는 Chaosium 사에서 나왔던 것이고, CoC를 모티브로 따온 것이라 그런지 게임 스타일도 RPG 분위기가 난다. 게임은 다 같이 힘을 합쳐서 아캄에 쏟아져 나오는 몬스터들을 물리치고, 다른 세계로 연결되는 게이트를 봉인하고, 최종적으로는 깨어날 듯 말 듯 하고 있는 고대신을 막는 것이다.

각자가 자신이 플레이할 캐릭터를 선택하고, 그 다음 최후의 적이 될 고대 신을 뽑아야 하는데, 우리의 z군이 당당하게 그 분, 크x루 님을 고르셨다. 이 게임이 처음에 선택하게 되는 고대 신에 따라서 난이도가 달라지는 경향이 있다. 물론 x툴x 님이 나왔으니, 다들 "미래는 없다."라는 각오로 게임에 임해야 했다. (그나마 아xx스 보다는 낫다. 다른 신들은 깨어났을 때 싸워볼 기회라도 있지, x자소x는 그냥 게임 오버다.)

다들 처음 플레이하는 거라 에러 플레이도 좀 있었던 것 같은데, 어쨌든 이리저리 삽질 끝에 간신히 6개의 게이트를 봉인하는데 성공, 그 분을 영원히 잠재우고 게임을 끝냈다. 플레이 타임은 약 4시간.
막 판에는 그 분이 깨어나기 직전까지 갔었다. 고대 신이 깨어나면 최후의 전투를 벌여야 하는데, 다들 고대 신과의 전투 규칙을 듣고, 그 분의 시트를 보고는 덜덜거리는 분위기였다. 어쨌든 카드 운이 좀 따라줘서 마지막에 무사히 6번째 게이트를 봉인할 수 있었다.

게임을 해본 느낌으론, CoC의 느낌을 많이 반영했으나, 그 보다는 좀 더 "게임" 자체가 강조된 것 같다. 강력한 무기와 마법으로 무장하고 쏟아져 나오는 몬스터들을 때려 잡는 분위기는 사실 CoC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몬스터 서너마리만 만나면 미쳐버리고,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절망적으로 몬스터에게 총질을 해대고, 마법을 쓰기 위해서 자신의 눈깔을 후벼파야 하는 것이 CoC 본래의 모습 아니던가.
거기에 비해서, 초반에만 좀 무섭지, 무기를 갖추고 나면 몬스터를 "쓸어"버리는 분위기는 CoC 보다는 D&D가 생각나게 만들었다.

어쨌든 그런 점 때문에 게임이 좀 느슨해지는 경향은 있지만, 그래도 게임은 충분히 재미있었고, 컨텐츠 자체의 양이나 질에서도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이 게임에 등장하고 (모든 캐릭터 시트에 간략한 배경 설명이 되어 있다.), 아캄의 유명한 장소들, 다른 세계, 다양한 이벤트들, 몬스터들, 고대 신들 등 모두 만족스럽다. (모두 소설이나 CoC의 설정을 인용한 것이다.)
게다가 카드나 맵 시트에는 단순히 게임을 위한 텍스트 뿐만 아니라 분위기를 돋우는 flavor text도 많아서, CoC나 러브크래프트의 팬이라면 게임을 즐기기에 아주 좋다.
by SparrowhawK | 2006/02/06 12:30 | 보드게임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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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하얀까마귀 at 2006/02/06 13:01
N군도 그랬지만 제 생각에도 아캄 호러는 노련한 role player들을 위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드게이머에게는 (우리나라에 몇 없을 하드코어 러브크래프트 팬이라면 모를까) 그다지...
Commented by SparrowhawK at 2006/02/06 15:56
롤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좀 느슨하다니까요. 몬스터 잡기가 워낙 쉬우니 말이죠.
어디, 한 판 할 때 캐릭터 시트 다 소비할 생각하고 하우스 룰을 만들어서 난이도를 좀 높이면 어떨까 싶네요.
Commented by archie at 2006/02/07 09:28
o> 축캐인 메리 수녀가 몬스터를 도륙하는 장면을 보셨어야 해요.
Commented by porco at 2006/02/07 13:49
TRPG 하던 사람에게는 준비 없이 즐길 수 있는 라이트 게임일테고 두세시간짜리 보드게임을 하던 사람에게는 컴퍼먼트와 영문 텍스트만으로도 질려버릴 수 있는 게임일겁니다.
저도 S 아저씨랑 거의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좀더 하드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룰을 넣어야 함...
아래 링크는 제가 쓴 후기입니다.

http://www.divedice.com/community/content.php?tid=opi&mode=view&n=2443&p=137&q=2053
Commented by porco at 2006/02/07 13:59
내가 생각하는 하우스룰...
1. 새니티나 HP둘중 하나가 0이 되도 캐릭터 사망.
2. 새캐릭터는 새니티, HP, 돈 절반(반내림)에서 시작.
3. 이베이드 판정 전에 몬스터와 조우 하는 것 만으로도 d6 롤, 6이면 HP 1점 데미지 입음. 1이 나오면 새니티에 1점 데미지 입음, 1이나 6이 나온 경우 계속해서 d6 굴림.
좀더 하드 하게 하려면 2와 5는 2점씩 피해. 3,4는 무사 통과.
Commented by 하얀까마귀 at 2006/02/07 14:48
룰을 좀 루즈하게 적용했던건 아니구요? N군이 나중엔 에러 몇개 있어도 그냥 씹고 넘어갔다고 하던데. ㅋㅋ
Commented by SparrowhawK at 2006/02/07 21:24
Hail Mary!! lol

영문 규칙책 좀 읽어보고 솔리테어나 좀 해봐야겠어요. 혼자 놀기 좋더만.
Commented by jedina2t at 2006/02/08 11:33
p// 하드코어 디아블로? :)
Commented by jedina2t at 2006/02/08 11:37
음...전투 전에 몬스터의 스펙을 확인할 수 있어서
잡을만하면 싸웠던 것도 난이도 하락의 요인이 아니었을런지...

아예 전투 들어가기 전까지 그 몬스터 스펙을 확인하지 못하게 하면 어떨까요?-_-?
Commented by porco at 2006/02/08 15:31
J/나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데... 이 사람들은 두판쯤 하면 위험한 몬스터는 그림만 보고도 스펙을 알것임. 룬바운드처럼 세컨드 버젼이 나와서 몬스터 타일 앞면에는 이동 마크만 넣고 앞면만 봐서는 어떤 몬스터인지 확인 못하게 바꾼다면 모를까...

에러룰 또 하나 전투 들어가면 일단 호러체크부터 먼저 하는게 맞더군요. 호러체크 -> 이베이드체크(또는 전투결정) -> 컴뱃체크의 순서더군요. 우린 이베이드 체크부터 들어갔었죠? 그리고 게임 후반에 클루 토큰 이용해서 블레싱 체크 실패한거 리롤했는데 능력치 베이스의 체크만 리롤 가능한 것 같더군요. 지송~ 그리고 논란이 된 핸드 바꾸기... 마리의 십자가와 주문 바꾸기는 룰에서 허용하고 있습니다. :)

아캄호러 주문해서 받았는데 로케이션 카드 하나가 커팅이 옆으로 확쏠려서 테두리에 허옇게 된 부분이 보임... 적당히 몰린거라면 참아줬을텐데 티가 너무 나서... 카드만 보내줄 수 있냐고 물어보니 오늘 새물건 보내줄거라고 하더군요. 우띠~ 펀칭까지 다 했는데... 카드만 상태 괜찮은걸로 바꾼 후에 보낼까...
Commented by SparrowhawK at 2006/02/08 17:03
j/몬스터는 아니라도, 하우스룰로 게이트를 뒤집은채로 하는 규칙은 있더만.

p/제가 대충 설명해서 그런 건데요. 회피를 먼저 하는 것이 맞습니다. 회피하다 실패하면 데미지 입고 전투 들어가구요. 전투는 "호러 체크 -> 도망 또는 전투 선택 -> 해당하는 스킬 체크"의 순서로 이루어 지는데, 도망을 선택하면 이베이드 체크와 똑같은 체크를 하지요. 전투를 선택하면 전투 체크를 하구요.
호러 체크 이후에 도망 또는 전투를 선택하는 과정이 있는데, 제가 그걸 설명을 안 한 거지요. 도망이던 전투던 성공하면 전투가 끝나는 거고, 실패하면 데미지 입고 다시 "도망 또는 전투 선택"을 반복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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